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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부야에서 니혼슈 양조장이 만드는 비일상적인 경험

일본의 전통적인 술은 크게 니혼슈(日本酒, 일본주)와 쇼츄(焼酎, 소주)로 나눌 수 있어요. 역사는 오래됐지만, 젊은 층에서는 잘 소비되지 않는 일본의 전통적인 술인 니혼슈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SAKE PARK에 대해 소개해드릴께요.

by 신승리
2025.01.23

우리나라에서는 통상적으로 일본식 술을 사케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케(酒)를 직역하면 술이라는 뜻으로 맥주든 와인이든 모든 알콜음료를 뜻하는 단어이다. 일본의 전통적인 술은 크게 니혼슈(日本酒, 일본주)와 쇼츄(焼酎, 소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역사가 오래됐지만, 젊은 층에서는 잘 소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어 니혼슈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SAKE PARK에 대해 소개하고자한다.

복합상업시설 미야시타 파크에 대해

소개에 앞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미야시타파크에 대해 알아보자. 도쿄도 중심에 위치한 시부야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맞아 대규모 재개발을 진행하였는데, 그 중 시부야 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하는 미야시타공원(宮下公園)의 개발을 미츠이부동산(三井不動産株式会社)이 맡게 되었다. 2020년 6월에 재개장한 미야시타파크(ミヤシタパーク)는 공원시설 뿐 아니라 명품관, 식당, 호텔, 가게가 들어선 3층짜리 복합상업시설이 되었다. 1층과 2층에는 명품 브랜드와 식당이 들어서있으며 3층은 개방된 야외공원으로 볼더링이나 스케이트장이있는데, 가장 안쪽에는 잔디공원(芝生ひろば)이 만들어져 있다. 이 공원은 방문자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때로는 이벤트를 열 수도 있는 퍼블릭 스페이스로 만들어졌다. 이 잔디공원이 SAKE PARK의 행사장이다.

니혼슈의 새로운 가치관과 문화를 만든다

SAKE PARK는 헤이와주조(平和酒造株式会社)와 미츠이부동산이 주최하고 있는 이벤트이다. 이벤트의 실질적인 운영과 기획은 헤이와주조가 맡고 있으며, 미츠이부동산이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와카야마에 위치한 헤이와주조의 4대 대표 야마모토 노리마사씨는 지금으로부터 약20년전 가업인 헤이와주조를 물려받았다. 헤이와주조에서는 그 때까지 팩에 든 저렴한 니혼슈나 매실주를 제작해 왔지만, 고품질의 니혼슈, 좋은 술을 만들어 좋은 사람과 손님들을 만들어나가고자, 주조 전체의 방침을 바꾸게 되었다. 그 대표작으로 킷도(紀土)라는 니혼슈가 만들어졌으며, 그 이외에도 매실주, 수제 맥주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SAKE PARK의 시작

그 첫 시작은 아오야마 파머즈마켓에서 개최되고 있던 SAKE FLEA이였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매주말 아오야마 국제연합대학에서 열리고 있는 아오야마 파머즈마켓에서는 니혼슈나 와인, 빵, 커피 등의 이벤트가 파머즈마켓과 동시 개최되고는 한다. 그 중 2014년 9월, 니혼슈 이벤트 SAKE FLEA가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이 것은 헤이와주조와 아오야마 파머즈마켓이 공동주최한 이벤트로 2019년 10월까지 총 11회 개최되었다. 오픈된 공간에서 대규모로 기획된 니혼슈 이벤트였으며, 인근 레스토랑 쉐프와의 콜라보, 농부들과의 콜라보 기획 등 다양한 컨셉을 만들어가며 매년 1,2회 개최되어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파머즈마켓이 일시 중단되고, 그 후 재개되었을 때도 한동안은 이벤트 개최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재개장 된 미야시타 파크에서 이러한 이벤트와 공간 운영에 대해 인상깊게 봐왔으며 협업에 관한 연락을 주어 SAKE PARK가 기획되게 되었다.

SAKE PARK를 즐기는 방법

이벤트의 큰 틀은 SAKE FLEA와 SAKE PARK 모두 같다. 전국 각지의 양조장 술들을 비교시음 하는 것이다. 손님들은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하면 전용 술잔과 시음티켓을 받게되는데, 그 시음티켓 한장이 니혼슈 한잔(약 50ml)으로 환산되어, 전용 술잔을 가지고 다니며  출점자들의 니혼슈를 비교시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전예약의 경우 입장료는 스타트티켓(12잔+전용잔)은 3690엔, 레귤러세트(20잔+전용잔)은 5520엔, 라지세트(30잔+전용잔) 7880엔, 그 후 현장에서 티켓을 추가로 구매할 수도 있다.  출점팀은 출점비가 없는 대신, 이벤트가 종료된 후 판매한 시음티켓을 제출하면 운영진에서 수수료를 받는 비율제로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2024년 3월 SAKE PARK의 티켓 가격. 자세한 정보는 SAKE PARK홈페이지에서.

출점자들에 관해서, 야마모토씨는 “좋은 술은 만들고, 니혼슈의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나가고자하는 양조장(酒蔵)과 그 장인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특히 비교적 젊은 양조장의 대표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한다. 매회 출점자는 하루 약 30팀이며, SAKE PARK는 2023년 4월에 제 1회가 개최되어, 같은해 11월에 제2회가 열렸다. 제1회에 방문자 수는 약13,000명이었으며, 제2회에는 약16,000명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일년에 두번 개최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양조장 뿐만 아니라 푸드트럭 출점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니혼슈에 잘 어울리는 안주로서의 어울림도 중요하지만, 손님들도 몰랐던 니혼슈와의 페어링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출점자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손님들은 니혼슈의 코어팬은 물론, 미야시타파크에 왔다가 우연히 알게된 젊은 층, 외국인 관광객 등이 많았다.

아오야마 파머즈마켓에서 열리던 SAKE FLEA와 미야시타 파크의 SAKE PARK의 차이점은 새로운 층의 방문객이 늘었다는 점에 있다고 한다. 아오야마 파머즈마켓은 매주말 마켓이 열리고 있다 보니 기본적으로 좋은 먹거리, 새로운 식문화를 탐구하고자하는 손님들이 많았고, 미야시타파크는 우연한 계기로 보고 들어오는 손임들이 많았고, 그 우연함을 계기로 니혼슈에 매력을 알게 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한다. 

비일상적인 공간의 구현 

야마모토씨는 “시부야라는 대도시, 그것도 시부야 상업시설 옥상에 잔디공원이 있을거라고는 아무도 상상을 못할겁니다. 그런 비현실적인 공간에 전국에 일류 양조장들이 모여있다는 비일상적인 경험과 즐거움을 손님들이 느끼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하우들이 녹아있는데 출점자들이 사용하는 테이블은 운영진에서 특별 제작된 것이며, 무거운 술병을 놓아도 괜찮은 안정감 있는 디자인과 양조장의 이름이나 기를 전면에 걸 수 있는 집기구로 보인다. 또한 단순히 술은 마시기만 하는 것이 아닌, 술과 공간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행사장 중심부에 DJ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제 2회부터는 미야시타파크내에 있는 식당이나 갤러리와도 협업이 이루어져 잔디공원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에서도 니혼슈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이는 미야시타파크 전체에서 니혼슈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였으며 2층의 가게에서는 SAKE PARK 한정 니혼슈의 판매를 진행하고, 식당에서는 SAKE PARK 출점자의 니혼슈를 제공하는 등의 즐거움이있었다.

 

새로운 컨셉과 정기 개최

야마모토씨는 이벤트의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매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매너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되, 모든 것을 한번에 보여주려는 무리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니혼슈를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알리기 위해서는 이벤트라해고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개최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컨셉과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리하기보다는, 어느정도까지 실현시키며,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획으로 올해부터는 정기적인 개최를 통해 재방문자를 더 늘리며, 젊은 층이 더욱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야마모토씨는 말했다. 또한 SAKE PARK의 방문자가 늘어나면서, 2024년 5월에는 처음으로 17일, 18일, 19일 3일간 개최하는 것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자세한 일정과 정보는 SAKE PARK 혹은 인스타스램(@sake_park)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신승리
에디터 신승리

도쿄 아오야마 파머즈마켓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히토츠바시대학원 사회학 박사과정에서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연구 중인 대학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