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인쇄 소규모 창작자를 위한, 가장 다정한 테이블
교하도서관은 출판 인쇄 특성화 도서관이다. 지난 십여 년간 교하도서관은 '출판·인쇄'를 주제로 여러 콘텐츠를 운영해 왔다. 초창기 출판사를 소개하는 대담형 강연 '북데이트'부터 소규모 출판 창작물을 소개하는 현재의 '스몰테이블'까지, 긴 시간 동안 출판 생태계의 모습도 참 많이 달라졌다. 출간하는 방식도, '저자'의 범위도, 출판물을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누구나 책을 내고 싶다면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시대이고, 꼭 대형 서점을 통해 유통하지 않아도 작은 서점에 내 책을 입고하고 판매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도서관이 전통적 방식의 '책'만을 고집하고 소개한다는 것은 현재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스몰테이블'이다.

독립출판 북페어를 우리동네 도서관으로
'출판·인쇄'를 주제로 기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북페어에 참여하게 되었다. 매해 열리는 '퍼블리셔스 테이블', '언리미티드 에디션'과 같이 대형 독립 출판 북페어에서 독립 출판물을 열람하다 보니, 서울까지, 또는 더 먼 지역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출판 창작물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도서관 비치도서로 만날 수 없지만 뚜렷한 개성을 가진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는 전시와 북페어를 2024년부터 매년 운영하게 되었다.

협업의 즐거움, <한칸>과의 만남
2024년도에는 24팀, 2025년도에는 50팀을 초청했고, 올해 처음으로 가장 많은 66팀과 함께했다. 지난해 야외 행사에서는 첫날 비가 종일 내려 마켓 행사가 취소되었다. 파주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닌데, 어렵게 초청한 참가팀들에 너무나 죄송스러웠다. 그럼에도 도서관으로 장소를 고집한 것은 3회차 이긴 하지만 다른 장소를 빌려 북페어를 개최할 만큼 '스몰테이블' 규모가 성장했다고 보기 어려웠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에게 출판창작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가장 큰 개최 목적이기도 했기 때문에, 도서관이라는 장소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행사장을 세 곳으로 나누어 운영한 것은 큰 모험이었지만, 공간설계에 <한칸>이 참여하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이왕이면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듯이 북페어 또한 그렇다. 특히 도서관 행사는 시선을 사로잡고, 머물고 싶어지는 행사장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도서관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다른 북페어처럼 책을 구매하려고 행사장을 찾는 방문객이 현저히 적다. 일상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의 방문이 가장 많으므로 '북페어'라는 문화에 관심도 크지 않다.

그렇다 보니 행사장의 비주얼이 중요했다. 좋아 보이고, 재미있어 보여야 도서관을 이용하려고 방문한 일반 주민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 행사장의 미감을 결정하는 행사 집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칸 집기도 구성한 참가팀 부스에 설치하는 브랜드 디스플레이는 개입이 가장 적은 방식을 택했다. 참가팀은 액자 틀, 디스플레이 게시대, 매대에 자유롭게 테이블보를 펼치는 등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서관 북페어만의 차별점을 고민하다
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북페어가 다른 북페어와 가장 다른 점은 방문객의 특징이다. 보통의 북페어는 방문객이 적극적인 구매를 위해 방문하는 반면, 도서관은 일반적으로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꼭 구매를 목적으로 오지 않는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행사는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북페어 문화가 낯선 지역 주민도 도서관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일반적으로 성인이 주류인 북페어와 달리 어린이 이용자도 함께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올해 교하도서관 메인캐릭터로 개발된 '더미'와 '갈피'를 활용해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스몰챌린지'이벤트를 기획했다.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갈피 QR코드를 찾아 인증하거나, 층마다 다른 '갈피'스탬프를 비치해 모든 층을 방문하도록 하고, 마켓 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구매 인증 이벤트도 기획했다. 북페어 방문 유도를 위해 사전에 사전 등록자에게 소정의 혜택을 주고, 모든 행사장이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머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간별로 참여형 워크숍을 운영했다.

매년 북페어를 기획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참가팀의 만족도다. 매출이 높을수록 참가팀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도서관에서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참가팀에게 '스몰테이블'은 참여 경험으로서 만족도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문객과의 깊이 있는 소통, 교하도서관 북페어에 참여한 모든 참가팀에 대한 주최 측의 감사한 마음까지 전달되었을 때 매출과는 또 다른 만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가팀은 우리 지역의 작가나 출판사인 경우도 있지만 여러 창작자가 모이는 만큼 서울, 경기 그보다도 더 먼 지역에서 방문하는 참가팀이 대부분이었다.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한 지역의 공공도서관까지 방문하는 참가팀을 위해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모든 참가팀의 위치에서 행사장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일지 가늠했다. 소외된 위치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지, 코너여서 불편하지는 않을지, 다른 참가팀과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어서 어색하지는 않은지 등등. 모든 참가팀에 만족할만한 위치를 선정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참가팀은 자신만의 부스를 근사하게 구현했다. 감사한 일이었다.

모든 시간, 모든 장소에서, 모두가 함께 만드는 북페어
기획이 마무리되자 걱정도 앞섰다. 행사장은 세 곳이나 되고, 각층에서는 챌린지와 워크숍이 종일 운영되는데 도서관 주말 근무 인원만으로 해낼 수 있을까. 결국 분산된 행사장을 운영하기 위해서, 올해 처음으로 자원활동가를 모집해서 각 층에 '서포터즈'를 배치했다. 총 열다섯 명의 시민이 자원활동가로 곳곳에 마련된 챌린지와 워크숍 운영을 도왔다. 가장 먼 곳에 있는 3층 소극장 안에는 '운영본부'를 두어 사전 등록한 방문객이 운영본부에서 등록 확인을 하도록 했다. 이 모든 장소에 서포터즈가 적극적으로 임해주신 덕분에 성공적으로 북페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숫자를 넘는 온기, 다음 만남의 시작을 열다
가장 여건이 어려웠던 올해, 지금까지의 북페어 중 가장 빛나는 북페어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참가팀의 너그러움, 완벽했던 열다섯 분의 서포터즈, 그리고 공간서포터를 자청한 <한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선을 설계하고 이벤트를 촘촘하게 기획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전 홍보는 현저히 부족했다. 그럼에도 참가팀은 '스몰테이블'이 의미 있는 참여였다고 격려해 주었다.
도서관에서 열리는 북페어는 어린이부터 시니어까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고, 작은 출판으로 경험을 열고자 하는 창작팀을 환대하는 행사로 기억되길 바란다. '스몰테이블'을 통해 교하도서관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창작팀, 새로운 출판 창작물을 경험하게 된 지역 주민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교하도서관은 새로운 출판 창작물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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