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 쉽게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우리에게 친숙한 종이 사인물은 프린터만 있다면 쉽게 출력할 수 있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실제로 한칸 부스를 대여하는 행사 기획자들 역시 여러 형태의 사인물 중에서 종이 사인물을 가장 많이 선택해 왔다. 종이 사인물은 용지 선택과 후가공 여부에 따라 결과물의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 홍보물부터 아트워크에 가까운 결과물까지 제작할 수 있지만, 오염과 습기에 취약하고 잘 구겨지거나 찢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어 야외 행사에서 활용할 때는 위험 부담이 뒤따른다. 한칸의 행사용 집기를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야외는 물론 다양한 상황에서 종이 사인물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잘 만들어진 사인물은 행사 공간을 한층 빛내주기 때문에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공간과 목적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칸은 부스와 조화를 이루는 종이 사인물을 어떻게 제작하고 출력하여 한칸 부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이번 글에서 함께 나누고자 한다.
종이 인쇄물 제작 및 출력 가이드
① 크기
종이의 규격사이즈는 A판과 B판으로 구분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 사이즈 A4는 A0를 네 번 접었다는 뜻으로, 다시말해 A0는 A4의 16배 크기인 셈이다. B판 사이즈는 신문을 떠올려보면 된다. 신문을 활짝 펼쳤을 때의 사이즈가 B2, 신문을 반으로 접으면 B3, B2의 두 배가 B1, B3의 절반은 B4이다.
A판과 B판 등 규격 사이즈가 아닌 비규격 사이즈로도 인쇄할 수 있다. 원하는 결과물의 크기와 비율을 고려해 인쇄의 사이즈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규격사이즈가 아니면 버려지는 종이가 많아지고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② 용지
종이 제작물에서는 용지에 따라 결과물의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 어떤 종이를 쓰느냐에 따라 질감과 색감 등에 차이가 생긴다. 종이의 무게를 ‘평량’이라 하고 수치를 그램(g)으로 표현하는데, 그램이 높아질수록 두껍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용지마다 밀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평량이라도 두께는 달라질 수 있다. 사무용으로 사용하는 인쇄용지가 70~80g 정도로, 내구성이 있는 단단한 결과물을 원한다면 더 높은 그램을 선택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인쇄에 사용하는 종이는 ‘모조지’, ‘랑데뷰’ 등이 있고, 친환경적인 용지를 찾는다면 재생 용지나 비목재펄프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원하는 질감과 표현, 색감에 따라 다양한 용지가 있는데 화면으로 보는 것과 출력 결과물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쇄용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쇄소에서 종이 샘플을 구매하거나 인더페이퍼 등 용지 업체에서 제공하는 쇼룸에 방문해서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용지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③ 인쇄소와 인쇄방법
A4 혹은 A3 정도의 크기로 소량 출력할 경우 가까운 프린터샵을 이용할 수 있지만, 용지의 색상과 후가공 등의 디테일을 더하고 싶거나 대량으로 인쇄해야 한다면 전문 인쇄소에 가야 한다. 인쇄소에서 진행하는 인쇄 종류에는 오프셋 인쇄, 인디고 인쇄 그리고 디지털 인쇄로 나눌 수 있다.
오프셋 인쇄
인쇄 기계를 이용한 전통적인 인쇄 방법으로 500부 이상의 대량 출력에 적합하다. 초기 세팅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부수가 늘어날수록 단가가 저렴해지고, 전문 인쇄 기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고품질의 출력이 가능하다. 행사 현장에 대량으로 인쇄물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오프셋 인쇄로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디지털 인쇄
오프셋 인쇄와 같이 판을 제작하지 않고 인쇄하는 방법으로 주문과 동시에 인쇄할 수 있어 빠르고 1장 단위의 소량 출력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오프셋 인쇄보다 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디지털 인쇄 내에서도 기계와 인쇄 방식에 따라 인디고 인쇄와 토너 인쇄로 나누어진다.
인디고 인쇄는 HP 사의 Indigo 장비를 이용한 디지털 인쇄이다. 오프셋 인쇄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액상 잉크를 사용해 모니터와 비슷하게 색감을 구현할 수 있어 토너 인쇄(레이저 인쇄)보다 높은 퀄리티로 제작이 가능하다. 디지털 토너 인쇄는 가정용 프린트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4가지 색상의 가루 토너를 용지에 착색시키는 방식이다. 인디고 인쇄보다 더 광택감이 있고, 채도가 높으며 선명하게 인쇄된다. 가루로 인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망점이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있어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용은 토너 인쇄가 인디고 인쇄보다 저렴하다.
요즘은 인쇄소를 직접 찾지 않아도 인터넷 인쇄 업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업체에서 제공하는 템플릿 등을 활용하면 초보자들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인쇄 작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④ 후가공
후가공이란 형태, 촉감, 시각적 효과를 더해 인쇄 제작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말한다. 가장 일반적인 코팅(유광/무광)은 물과 구김을 조금이나마 막아준다. 인쇄물의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박, 에폭시 등의 후가공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어 친환경 행사를 준비한다면 형압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알 수록 쉬워진다, 처음 만나는 인쇄 언어
① 인쇄 도수
우리가 전자기기 화면을 통해 보는 색은 RGB(Red, Green, Blue)로, 빛의 삼원색인 이 세 가지 색을 혼합한 것이다. 빛의 혼합은 가산혼합에 의해 색을 더하면 더할수록 밝아지고 색을 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인쇄는 CMYK(Cyan, Magenta, Yellow, Black) 네 가지 색을 조합해 다양한 색을 구현한 결과물이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물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감은 섞으면 섞을수록 어두워지다가 결과적으로 검은색에 가까운 색이 되는데 이것이 바로 CMYK의 감산혼합이다. CMYK는 RGB와 비교했을 때 색이 탁하고 색상의 수도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리가 화면으로 보는 이미지의 색상을 인쇄물에 그대로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쇄에서 CMYK를 사용하는 것이다. 인쇄 도수란 쉽게 말해 ‘몇 가지 색상을 사용했는가’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1도 인쇄는 한 가지 색만을 이용한 흑백 인쇄, 2도는 두 가지 색을 활용한 인쇄 방법이고, 4도는 CMYK 모두를 이용한 풀 컬러 인쇄이다.
② 재단 사이즈와 작업 사이즈
모든 인쇄물은 인쇄를 마치고 난 후에 원하는 크기에 맞춰 사방을 잘라 마무리한다. 이 재단 과정에서는 약간의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재단 사이즈와 작업 사이즈를 잘 구분해서 작업해야 한다.
작업 사이즈는 출력 후 잘려 나갈 부분, 즉 재단 여유를 포함한 사이즈이고 재단 사이즈는 최종 결과물의 사이즈이다. 재단선에 딱 맞게 작업하면 중요한 부분이 잘려 나가거나 색이 다 채워지지 않아 전체 작업물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작업 사이즈는 재단 사이즈보다 사방 2~3mm 정도 여유를 두어 잘리면 안 되는 중요한 내용은 재단 사이즈 안에 배치하고 배경, 이미지 등은 작업 사이즈 끝까지 채워주어야 한다.
③ 해상도
모니터 화면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해상도는 인쇄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해상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인쇄물이 선명하지 않고 ‘깨지게’ 된다. 인쇄물의 경우 300dpi 이상이 되어야 선명한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다.
④ 폰트 아웃라인과 래스터화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포토샵으로 작업할 때 폰트를 사용했다면 아웃라인·래스터화를 거쳐 인쇄소에 전달해야 한다. 이 작업은 폰트를 도형, 이미지로 변환하는 것으로 해당 서체가 없는 인쇄소에서는 작업물에 적용한 폰트가 누락된 채 출력되는 것을 방지한다. 하지만 아웃라인·래스터화 이후에는 텍스트로서 수정이 불가하니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인쇄소 사장님과 한 편이 되는 법
인쇄 작업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과정이기에, 무엇보다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 인쇄소를 방문하기 전 확인해야 할 몇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자.
우선 재단 사이즈(최종 결과물 크기), 인쇄 부수, 인쇄 도수, 용지 종류와 평량은 주문 단계에서 반드시 전달되어야 한다. 오프셋 인쇄와 디지털 인쇄 중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도 명확히 알려야 하며, 인쇄 부수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인쇄소와 사전에 협의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후가공이다. 코팅, 박, 형압, 제본 등 어떤 후가공을 할지에 따라 최종 파일 구성 방식에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예기치 못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종이 사인물, 한칸 부스에 게시한다면
종이 사인물은 기본적으로 테이프를 이용해서 벽이나 부스에 부착한다. 테이블이나 바닥에 세워두고 싶다면 아크릴 스탠드, 종이 거치대 등 거치를 돕는 장치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타카나 못은 제거가 어렵고 게시 공간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나무 재질의 한칸 행사 집기에는 테이프를 사용해서 붙이는 것을 추천한다. Basic Roof Series와 같은 철제 부스라면 자석을 사용하는 것으로 더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Super Cookit의 상단 사인물 게시대를 활용하고 싶다면 A3 사이즈로 출력하여 부스에 부착된 고무줄이나 마스킹테이프를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한칸의 제품을 이용할 때는 홈페이지에 기재된 제품 사양과 다양한 옵션을 꼼꼼히 확인한 뒤, 나의 행사에 가장 알맞은 게시 방법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한칸의 제품은 작은 쓰레기가 적게 나오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준비와 철거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주고 효율적인 운영까지 가능하게 한다. 친숙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종이 사인물, 제대로 활용한다면 당신의 행사는 비주얼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는 인상적인 순간으로 완성될 것이다.
✶ 종이 사인물 붙이기의 첫걸음, 테이프
[한 끗 차이] 아름다운 테이핑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 종이 사인물이 눈에 띄는 한칸 EXAM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