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있다면 우리 동네가 즐거울까?
2022년 5월에 시작된 [SANCHA HAVE A GOOOD MARKET!!!]은 도쿄・산겐자야(三軒茶屋)에 위치한 후레아이히로바(ふれあい広場)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고 있는 마켓이다. 산겐자야는 줄여 SANCHA(三茶)라 불리며, 숫자 三을 살려 마켓의 이름 Good에는 O가 세개 들어간다. 마켓은 Sancha Work Company, Farmers Market Inc., 세타가야쿠(世田谷区)가 협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먼저 SANCHA에 마켓을 만들고 싶다 제안한 것은 Sancha Work Company이다. Sancha Work Company는 SANCHA에 거주하거나, SANCHA를 더 즐거운 동네로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멤버가 모여 2019년에 만들어진 회사이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시작으로, 지역에 활기와 즐거운 일들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리가 사는 곳에 마켓이 있다면 주말이 더 즐겁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것이 SANCHA HAVE A GOOOD MARKET!!!이다.
그 아이디어에 세타가야쿠가 장소를 제공하고, 마켓이나 이벤트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Farmers Market Inc.가 함께하게 되었다. 행사장인 후레아이히로바(ふれあい広場)는 지역의 행사가 기획될 때 사용되는 곳으로 SANCHA HAVE A GOOOD MARKET!!!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는 산겐자야의 광장이다.
SANCHA HAVE A GOOOD MARKET!!!의 운영
제1회( 2022년 5월)에는 마켓 출범을 아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운영진이 발 벗고 나서 출점자들을 모아 마켓을 열었다고 한다. 그 후 회차를 거듭해가며 출점자들도 안정되며, 현재는 하루 약 40팀이 출점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마켓의 개최뿐 아니라 매회 테마를 기획하고 세부적인 워크숍을 만드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다 한다. 과거 진행되었던 테마를 몇가지 소개해보자면, 5월에는 봄의 피크닉을 주제로 와인과 빵을 중심으로 출점자들을 모았고, 7월에는 맥주와 카레로, 수제 맥주팀과 출점한 농부들의 농산물을 이용한 오리지널 카레를 만들어 판매했다. 9월은 가을을 맞아, 독서와 차로, 다과회를 연상케 하는 출점자와 콘텐츠가 기획되었다. 2024년 1월은 신년을 맞이해 사자무(獅子舞)와 추운 날씨에 따뜻한 김(湯気)이나는 마켓을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로 라멘과 딤섬을 선보이는 기획이 있었다.
테마는 정해져있었지만 출점자에 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며, ‘본인들이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나 물건’, ‘좋은 상품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라면 장르에 상관없이 출점을 허락하고있다. 출점비는 농부 7000엔, 그외 물품판매나 음식,음류는 10000엔으로, 하루의 수익이 10만엔이 넘는다면 10%를 받는 비율제도 마련되어 있다. 행사장이라하면 텐트와 집기구를 떠올리고는 하지만, SANCHA HAVE A GOOOD MARKET!!!의 특징 중 하나는 이러한 것들 없이 출점자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행사장 자체에 큰 지붕이 있다보니 텐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마켓의 집기구는 특별히 제작되거나 마련된 것이 없이 출점자 본인들의 물건을 사용하거나, 운영진이 가지고 있는 비품을 대여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출점자들의 출점 방식도 자유롭고 손님들의 동선 또한 제각기인 점이 눈에 띈다. 식물을 판매하는 한 출점자는 한 공간이 아닌 입구 전체에 다양하게 상품을 진열하고 있었다. 덕분에 마켓 입구가 풍성하게 보이며, 손님들에게도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보행자천국과 마켓의 시너지
마켓의 방문자는 하루 약 3000명 정도 이며, 휴일을 맞은 가족 단위가 특히 많이 방문하고 있다. 마켓의 풍경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보행자천국(歩行者天国)과 동시 개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행자천국은 일요일과 빨간날 오후 한시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일정시간 차량통행을 금지하여 도로를 보행자 전용으로 개방하는 것을 일컫는다. 산겐자야 뿐 아니라 도쿄 각지에서 보행자 천국을 볼 수 있는데, 세타가야쿠에서는 이 보행자천국의 거리를 더 좋은 장소로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 대학과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차량을 통제하는 것 뿐만이 아닌 도시 전체의 디자인이나, 활기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 인공잔디를 깔고 의자나 테이블을 놓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그 프로젝트와 SANCHA HAVE A GOOOD MARKET!!!이 만나 아주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켓이 열리는지 몰랐던 손님도 보행자천국거리를 걷다 마켓에 들어오기도하며, 마켓에서 구매한 음식을 보행자 천국에 마련된 의자에서 먹는 등 거리와 마켓 모두의 활기가 느껴진다.
운영진이 생각하는 SANCHA
마켓의 운영멤버들 중 프리랜서 콘도우 요우타씨와 Sancha Work Company의 공동대표 요시다 료스케씨에게 SANCHA란 어떤 곳인가에 대해 물었다. “좋은 뜻으로 꾸밈이 없는 동네이다. 그런데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도 많고, 음식점 또한 특색이 강한 가게들이 많다. 그런 유니크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 동네”라고 대답했다. 그러한 특징이 마켓을 운영하는 Sancha Work Company에도 잘 나타나 있다.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멤버가 Sancha라는 동네에서 만나, 협업하며 어우러지고 있다. 요시다씨는 운영팀은 마치 밴드에서의 협동 ‘세션(session)’과 같다고 소개한다. “마켓이라하면 유기농농가나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 운영을 해야한다는 큰 목적에 대해 흔히들 생각하지만, 그러한 명분이 아닌 ‘이런거 하면 즐거울 것 같은데',‘이런 콘텐츠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협업 속에서 즐거운 마켓을 만들어가는 힘이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세션이라도 생각한다." 이러한 팀의 유연성이 마켓에 매회 새로운 컨셉과 기획을 만들어나갈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운영진 또한 각자가 하고 싶던 기획을 도전해보며 본인들을 단순한 운영자가 아닌 출점자, 기획자, 손님으로 생각하며 즐기고 있다.
더 좋은 마켓을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운영 내에서는 마켓에 국한되지않은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눠지고 있었다. Sancha에서 더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역앞 광장이나, 주차장과 같은 곳에 마켓을 넓혀가는 것, 혹은 테마에 맞춰 가까운 음식점이나 가게들과 연계하여 손님들이 동네를 걸어다니며 즐길 수 있는 기획을 논의 중이라고한다. 한 가구의 주민들이 행사를 위해 모이는 지역의 축제를 Block Party라 일컫는데, 지역 가게들과의 연계, 마켓의 확장이 실현된다면 지역 전체가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기획도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한다. 또한 가족 단위에 손님이 많은 만큼, 어른들 뿐만이 아닌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와 식음료의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한다.
손님 뿐만이 아니라 출점자와 운영진이 즐기며 새로운 기획과 테마를 만들어가고 있는 SANCHA HAVE A GOOOD MARKET!!!은 매회 새롭고 세부적인 기획들이 많다. 자세한 일정과 정보는 SANCHA HAVE A GOOOD MARKET!!!, @haveagood.market을 참고하기를 바란다.